
(서울=더데일리뉴스) 3대 발레 명작을 만나볼 수 있다는 큰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공연 첫 날부터 객석은 만석이었다. 뜨거운 열기로 시작된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우리들
에게 이미 익숙한 동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러시아 황실 발레의 절정 및 극치로 대변되는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이탈리아에서 탄생하여, 프랑스를 거쳐 러시아에서 꽃을 피우게 된 발레가 그 전성시대를 맞이하였음을 증명하는 이 작품은 러시아 황실의 전폭적 지지 아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플로레스탄 왕궁의 웅장함을 담아냈다.
이번 공연에서도 플로레스탄 왕궁을 재현한 유럽풍의 무대와 의상은 원작 그대로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잘 살려냈다.
화려한 무대와는 대조적으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이기 보다는 발레의 교과사적 기준을 엿볼 수 있는 엄격한 틀에 맞춰진 작품이다.
다소 무미건조할 수 있는 이야기에 1막과 2막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극적인 전환점을 주는 부분인데, ‘오로라 공주’가 악의 요정 ‘카라보스’의 저주로 100년간 잠이 들어버리게 되는 장면이다. 주연급 조연인 ‘카라보스’의 독특한 분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은 이 공연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이다.
‘카라보스’가 인상적인 분장과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오로라 공주’는 1막에서 4명의 왕자들과 교대로 손을 잡고 균형을 맞추며 추는 ‘로즈 아다지오(Rose Adagio)’를 선보이며,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정지와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훌륭한 장면이었는데, 빠른 회전과 높은 도약보다 더 아름답고, 흐트러짐 없는 선의 유지는 예술 그 자체였다.
무대의 화려함 속에서 배우들의 절제된 움직임은 그 균형이 잘 맞춰진 듯했으나, 4월 5일(목)의 무대는 첫 무대여서인지는 몰라도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무거웠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벼워 보이지 않는 몸의 움직임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고, 표정 연기도 몸의 움직임만큼이나 자연스럽지 못하고 경직된 느낌을 받았다.
이 날 공연에는 ‘오로라 공주’역에 ‘강예나’, ‘데지레 왕자’역에 ‘이현준’이 열연을 펼쳤고, ‘황혜민과 엄재용’, ‘손유희와 이동탁’, ‘김나은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김채리와 이승현’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선보였다.
4월 5일부터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마쳤다. 앞으로도 유니버설발레단의 완성도 높은 공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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